붉은 흙 위의 전쟁.

오랜 역사와 함께 가장 특징적인 그랜드 슬램이라고 평가 받는 롤랑가로스. 붉은 앙투카 코트에서 치열하게 펼쳐지는 테니스 스타들의 멋진 플레이가 이뤄지는 프랑스 오픈을 이끌어온 역사적인 4인에 대해서 알아보자. 

롤랑가로스 ROLAND GARROS 

롤랑가로스는 세계 1차대전 속에서 1913년 처음으로 지중해를 횡단했던 프랑스의 영웅이다. 전쟁 중 전사한 후 10년 뒤 프랑스는 국가 대항 경기인 데이비스컵 결승전을 유치했고 이때 새로운 테니스 경기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이때, 롤랑가로스의 친구 에밀르지가 신규 부지와 테니스 코트를 지어주는 조건으로 스타디움에 롤랑가로스의 이름을 붙여달라고 했다. 이후 프랑스 오픈의 정식명칭은 'Internationaux de France de Roland Garros'가 되었는데요. 롤랑가로스 스타디움(Stade de Roland Garros)에서 열리는 국제 테니스대회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필립 샤트리 Philippe Chatrier 

롤랑가로스 스타디움의 센터코트 이름은 필립 샤트리에이다. 샤트리에는 전 프랑스 남자테니스 대표팀 주장이었는데, 드림팀 미국을 꺾고 우승까지 이끈 그의 노력과 리더쉽을 기념하고자 센터코트의 이름을 필립 샤트리로 했다고 한다. 

 

수잔 렝글렌 Suzanne Lenglen 

수잔 렝글렌은 여자 테니스를 지배했던 선수이자 동시에 "캐주얼 패션"이라는 개념을 불인 그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렝글렌이 뛰던 당시만 해도 여자 테니스 선수들은 코르셋과 버슬 스커트, 패티 코트와 화려한 장식의 모자를 쓰고 테니스를 즐겼다.

이 문화속에서 렝글렌은 독보적인 면모를 보여주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921년 소매없는 가디건과 짧은 실크 스커트, 화려한 헤어밴드를 하고 경기에 나섰다. 당시엔 아주 센세이셔널한 사건이었다고 한다.

이런 스토리 외에도 렝글렌은 성적도 뛰어났다. 윔블던 6회, 프랑스오픈 2회 우승을 차지하면서 최상위 여성 테니스 플레이어로 명성을 얻었다. 프랑스테니스협회는 그녀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롤랑가로스 코트 중 두번째로 큰 코트를 수잔 렝글렌으로 명명했다. ​

 

르네 라코스테 Rene Lacoste 

르네 라코스테는 프랑스 테니스 영웅 4총사의 일원이다. 그는 쟈끄 토토 브뤼, 방 보로토라, 앙리 코쉐와 함께 '4총사'를 결성하여 프랑스 테니스를 주름잡았다. 이들의 활약에 프랑스는 1927년 데이비스컵에서 미국을 누르고 우승했으며, 라코스테는 프랑스오픈에서 3번, 윔블던에서 2번, US 오픈에서 2번 우승했다.

1933년부터는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 '라코스테'를 만들어서 패션 브랜드를 런칭했으며 지금은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유명한 브랜드가 되었다. 라코스테는 노박 조코비치와 정현 등 전세계 주요 테니스 선수들을 후원하고 있으며,  동시에 롤랑가로스도 오랜 기간 후원해오고 있다.

롤랑가로스에서는 심판진들과 관계자들 모두 라코스테의 의류를 입고 경기를 진행할만 큼 롤랑가로스에서 라코스테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마치며 

테니스에 대한 사랑이 더욱 뜨거워지면서, 그랜드 슬램 경기마다 게임 마다의 역사와 철학 그리고 미래의 모습까지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다. 헤리티지가 있는 스포츠인 테니스는 아는 만큼 보이는 것 같다. 단순히 플레이 뿐만 아니라 상징적인 요소들까지 알아가본다면 테니스의 매력에 더 깊에 빠져볼 수 있지 않을까.